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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야기

(2) 메타버스 속의 아바타

아바타(AvaTerr)란?

아바타란 분신, 화신으로 번역되며, 내려오다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의 아바 AvaAva 와 땅이라는 뜻의 테르 Terr의 합성어이다.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을 뜻하는 말로부터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행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뜻하는 말로 전용되었다. 그러나 아바타는 단순히 사용자의 역할을 대행하는 장치가 아니다. 아바타는 인형 옷 입히기의 인형처럼 사용자가 나도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자아 이상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도 않는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스토리프렌즈, 이인화, p.222)
초창기 미디어 학자들은 아바타를 커서보다 조금 더 나은 것 little More than a Cursor’, 즉 단순히 ‘3차원 공간에서의 액션 수행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바타는 인형과 다를 뿐 아니라 커서와도 다르다. 왜냐하면 아바타는 독립적으로 구현된 가상세계에 속해있기 때문이다.(The Philosophy of Computer Games, New York:Springer, 2012, p.18)

아바타는 부캐이자 분신

아바타는 이용자를 대신하는 부캐이자 분신이다. 아바타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되며 메타버스의 다른 아바타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고 소통한다 메타버스에는 세 가지 소통방식이 있는데 한번 알아보자. 첫째, 감정 표현 모션으로 아바타의 특정 동작이 저장되어 있고, 이것으로 이용자의 감정을 전달한다. 제페토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1,000개 이상의 이용자 표정을 아바타에 구현했다. 둘째, 텍스트로 표현하는 채팅이다. 이것은 기존의 온라인 도구에서 사용하던 방식이다. 셋째, 아바타끼리 가까워져서 일정 거리 이내로 좁혀지면 자동으로 카메라와 마이크가 작동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과 화상 대화가 가능해지는데 마치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그 사람 가까이 이동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아바타가 다른 아바타에게 가까이 이동하거나 다른 아바타가 자신에게 다가오면 아바타는 이용자의 모든 것을 메타버스에서 대신하고 표현한다. 사람처럼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중요하다. 그래서 아바타를 남보다 멋지고 개성 있게 꾸미는데, 이는 가상적 세계 안에서 과시욕이 부른 메타버스내 경제 시스템의 작동이 한 모습이다.

밝고 역동적인 <로블록스>, 못생겼지만 친근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일상에서 아무리 지겹고 따분한 학교에 가는 행위도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하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 행위는 피와 살로 된 육체를 갖는 사람이 전자적으로 재현한 신체에 자신의 외적 인격을 표현하는 놀이의 성격을 갖는다. 아바타라는 가상의 자아 뒤에 숨은 이들은 무한한 가능성, 비일상, 초현실 메타버스에 접속하면서 우리는 일상의 현실과는 다른 메타를 경험한다. 로블록스의 캐릭터는 언제나 밝고 역동적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캐릭터들은 못생겼지만 소박하고 친근하다. 메타버스를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는 국적과 인종과 문화권을 초월하여 전 지구적인 규모의 대중문화를 형성하는 원동력이다. 그들은 인형과 달리 자신이 속한 세계에 자연스럽게 거주하고 있는 존재처럼 보이며 그들의 매력 역시 진솔하고 단단하게 느껴진다.
메타버스 학교에 자발적으로 학생을 모으는 집객력의 비밀은 아바타에 있다. 아바타는 전자적으로 재현된 신체인데 이 신체는 하나로 한정되지 않는다. 내가 움직이는 아바타는 나의 취향, 나의 일부를 본떠 만들어졌지만 내가 아니다. 나처럼 보일 뿐이다. 아바타는이다 is’가 아니라처럼 보인다 look like’를 지향한다. 존재가 아니라 경험을 지향하는 이 아바타 생성은 학생들에게 강한 해방감을 안겨준다. 로블록스와 월드 오브 크래프트 같은 메타버스가 게임을 못 하는 학생들까지 불러 모으는 것은 사냥할 보스 몬스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규모성 때문이다. 그 규모성의 중요한 계기는 아바타를 자기 취향대로 만들고 여러 가지 옷을 입혀보는아바타 아웃피팅 Avatar Outfitting’ 이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스토리프렌즈, 이인화, pp.220-221)

판타지적 페르소나

<월드 오브 크래프트> <<로블록스> 같은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는 단순한 대행자가 아닌 페르소나, 외적 인격이 된다. 일단 게임 세계로 들어간 이상 사용자는 냉철한 드워프, 영리한 노움, 광포한 트롤 같은 판타지 페르소나이다. 일종의 판타지적 자아인 이 페르소나는 일상적 인격인 퍼슨 (Person) 과 분리되어 놀이의 마법원 안에서 태어난 새로운 외적 인격이다.
메타버스를 아바타로 돌아다니는 사용자는 일상적 인격인 퍼슨 Person과 가상적 인격인 페르소나 Persona 사이를 오가며 노는 경제적 인격, 즉 '플레이어 player'이다. (“The Role-playing game and the game of role-playing:the Ludic self and everyday life”, 2006, pp.32-35)